[2023] 프로젝트 세일러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분석

1.  시작하기 전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를 많은 플레이어가 실패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확장팩은 많은 부분에서 스토리텔링 장치가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사실을 인지한 순간, 무엇이 이 서사를 실패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졌고, 그간의 공부를 토대로 분석해본 결과, 문제는 서사나 장치가 아니라 스토리텔링 내용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이 사례를 통해 올바른 스토리텔링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공개 당시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격전의 아제로스.
지금은 희대의 실패한 확장팩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2. 격전의 아제로스 줄거리

  이전 군단 확장팩에서, 티탄 살게라스가 아제로스 행성에 찔러 넣은 검에 의해 아제라이트라는 행성의 피로 된 광석이 터져 나옵니다. 호드의 대족장 실바나스는 강력한 힘을 지닌 이 광석으로, 얼라이언스와의 전쟁을 영원히 끝낼 방법을 떠올립니다. 그녀는 이 광석을 독점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 나이트엘프 군대를 멀리 유인한 뒤, 방어가 허술해진 틈을 타 그들의 도시 텔드랏실을 공격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군주 사울팽이 명예를 이유로 나이트엘프 수장 말퓨리온을 살려 보낸 것 때문에 실바나스와 그의 사이에 갈등의 불이 붙고, 실바나스는 나이트엘프에게 수장의 죽음보다 더한 절망을 주기 위해, 민간인이 남아 있던 텔드랏실을 불태웁니다. 이로 인해서 호드와 얼라이언스뿐만이 아니라, 호드 내 갈등의 불씨 역시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이후 얼라이언스는 보복으로 실바나스의 도시, 로데론을 공격합니다. 이 전투에서 실바나스는 승리를 위해 역병을 사용하고, 사울팽은 명예롭지 못하다고 생각해 단독 행동을 하다가 얼라이언스에게 붙잡힙니다. 전투에서 패배한 실바나스는 로데론이 적의 거점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로데론 전체를 역병으로 물들이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이후 바다를 가운데에 두고 호드는 칼림도어, 얼라이언스는 동부 왕국을 점령한 형국이 되자, 양측은 해군력을 얻기 위해 각각 잔달라와 쿨티라스를 찾아갑니다. 이런 와중에 얼라이언스 국왕 안두인 린은, 사울팽이 명예로운 자라는 것을 알고 실바나스를 막기 위해 그를 몰래 풀어줍니다.

텔드랏실 방화

잔달라와 쿨티라스가 각 진영에 합류한 후, 얼라이언스는 잔달라의 수장, 라스타칸을 죽이는 데에 성공하고, 전세는 얼라이언스에 크게 기우는데, 실바나스는 전세를 뒤집기 위해 계속해서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쿨티라스의 전사한 왕자이자 제이나 프라우드 무어의 오빠, 데렉 프라우드무어를 포세이큰으로 되살려 정신을 지배하려 하는가 하면, 쿨티라스의 범죄자 애쉬베인을 탈옥시켜 비밀스러운 거래를 하기도 합니다. 이에 타우렌 수장, 바인 블러드후프는 실바나스에게 명예를 모른다며 반발했다가 처형될 위기에 처하기도 합니다.

실바나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호드를 희생하여 얼라이언스 함대를 아즈샤라의 함정에 빠트립니다. 나가라는 공통의 적이 등장하자 함정에 빠진 호드와 얼라이언스 지휘관은 손을 잡았고, 아즈샤라 여왕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고대신 느조스의 함정에 빠져 그가 풀려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러자 양 진영 지휘관은 전쟁을 멈추고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에 동조하였으며, 이를 위해선 모든 갈등의 근원인 실바나스를 몰아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일치합니다. 호드의 도시 오그리마 앞에 모인 연합군. 그러나, 사울팽은 실바나스를 따르는 이들도 호드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호드끼리 피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실바나스에게 막고라를 신청합니다. 막고라 중 사울팽의 도발에 격노한 실바나스는,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신의 진의를 밝힌 뒤, 알 수 없는 마법으로 사울팽을 죽이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실바나스가 떠난 뒤, 두 진영은 고대신 느조스의 힘에 함께 대항하기 위해 평화 협정을 맺고, 넬타리온의 아들, 검은 왕자 래시온과 아제로스의 심장의 힘으로 느조스를 처치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고대신 느조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각 진영에 합류한 새 동맹을 돕는 과정이나, 아제로스의 심장을 복원하는 과정도 있지만, 이 서사를 이끌어 가는 중심이자 주제는 실바나스와 가시의 전쟁입니다. 격전의 아제로스라는 부제나, 두 진영이 로데론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시네마틱 영상에서 알 수 있듯이, 블리자드는 플레이어에게 "이번 확장팩은 두 진영이 오랜만에 한바탕 크게 싸우는 이야기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3. 격전의 아제로스의 문제

  이 글의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저는 격전의 아제로스의 문제는 서사 내용보다는 스토리텔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 캐릭터 이해 실패 : 실바나스

  첫 번째 이유이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실바나스 윈드러너라는 인물입니다. 그녀로 인해 가시의 전쟁과 대부분의 갈등이 생겼고, 전쟁 역시 그녀가 자취를 감춰 끝났습니다. 이렇듯, 그녀는 서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므로, 이 서사의 성패는 그녀를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블리자드의 치명적인 실수는 플레이어가 이미 충분히 그녀에 대해 이해했다고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게임 내에서 그녀에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은 언데드 종족 초반 퀘스트입니다. 언데드를 주로 하는 플레이어에겐 실바나스의 극단적 행보가 익숙합니다. 그녀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초기부터 포로에게 역병을 먹이거나, 강제로 새로운 포세이큰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아마 많은 언데드 플레이어가, 그녀가 했던 이 말을 기억할 것입니다. "포세이큰은 아이를 낳을 수 없어 숫자는 계속 줄어간다."
문제는 언데드를 하지 않은 플레이어가 절대다수라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실바나스는, 잘 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실제로는 정보가 거의 없는 인물입니다. 즉,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실바나스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런 그들이 그녀의 극단적 행보를 이해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실바나스 윈드러너
워크래프트3부터 등장했지만, 현재의 그녀는 그때와는 많이 다른 인물입니다.

블리자드식 서사 전개의 고질적인 문제도 문제를 만드는 데 일조했는데, 그것은 바로 많은 사건을 게임 밖에서 서술한다는 것입니다. 실바나스의 경우는 단편 소설 밤의 끝과 소설책 폭풍 전야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두 서사는 실바나스라는 인물의 내면 변화에 큰 영향을 줍니다. 밤의 끝에서 그녀는 복수 대상을 잃어 목적을 상실한 나머지 자살을 선택했다가, 죽음의 경계에서 죽음 뒤에 찾아오는 고통을 목격하고는 진정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낍니다. 폭풍 전야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방패막이자 화살인 포세이큰이, 얼라이언스에 생존해 있는 가족으로 인해 변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사건들은 모두 반드시 알아야 하는 중요 사건이지만 게임 내에서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마 소설로 제공했으니 이해했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은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게임이 정체성인 콘텐츠이므로 플레이어 역시 게임 플레이를 원하지, 만화나 소설을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나. 주객전도

  격전의 아제로스 퀘스트는 대부분 잔달라와 쿨티라스의 문제를 다루며, 플레이어는 이들을 진영에 합류하게 하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여기에 개연성의 문제는 없습니다. 양 진영의 대립 구조가 바다를 사이에 둔 대륙으로 되어 해군이 중요해졌다는 배경은, 양 진영이 쿨티라스와 잔달라를 원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입니다.

문제는 이것들이 가시의 전쟁에선 특별히 역할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마치 서사의 주제는 잔달라와 쿨티라스의 내부 사정, 주역은 잔달라 트롤의 공주 탈란지와 쿨티라스의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반면에 집중되었어야 하는 가시의 전쟁의 주역들, 이를테면, 실바나스, 사울팽, 나이트엘프는 조연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블리자드는 시네마틱 영상과 사전 패치로 주연을 선언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실제 서사에서는 다른 인물을 조명한 실수를 범한 것입니다.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가시의 전쟁은
어느 순간, 잔달라와 쿨티라스의 이야기로 변질되었습니다.


다. 알 수 없는 결론

  플레이어는 이 서사로 어떤 결말을 얻었을까요? 그들은 어떤 만족스러운 감정, 놀라움, 충격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서사는 실바나스의 행동에 대한 의문으로 출발했지만, 내용은 다른 인물들을 마치 주인공인 것처럼 내세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해할 수 없는 실바나스라는 인물에 대한 플레이어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으나, 서사는 고대신을 집중하더니 갑작스럽게 실바나스를 서사에서 퇴장시키며 악역을 바꿉니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남은 것은 실바나스에 대한 분노와 많은 인물, 배경이 사라졌다는 허망함 뿐입니다. 그들이 원했거나 궁금했던 어떤 결말이나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으며, 사울팽은 장렬히 전사했지만, 그에게 몰입하기에는 스토리텔링이 부족했습니다. 결말이 아름답지 않더라도 그 과정이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면 다행이었겠으나, 블리자드는 사울팽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꺼내고도 그것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주제, 결말, 메시지, 감정...
무언가를 전달하고 퇴장했어야 할 실바나스는 분노만 남긴 채 떠났습니다.


4. 군단의 서사

  재미있는 것은, 직전의 군단 확장팩에서는 이런 문제가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군단의 서사는 서사의 구성이 상당히 잘 짜여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격전의 아제로스가 배워야 할 부분이 꽤 많습니다. 이번에는 그것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리단을 위한 확장팩이라고도 볼 수 있었던 군단


가. 캐릭터 : 일리단에 대한 이해

  군단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일리단 스톰레이지일 것입니다. 사전 시네마틱 영상부터 등장해서, 레이드에서의 화려한 부활과 일리단다웠다는 평가를 받는 마무리까지... 그의 서사는 왜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일까요? 저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일리단이라는 인물을 이해할 수 있게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사전 시네마틱 트레일러입니다. 어디론가 급하게 향하는 굴단. 그리고 그가 도착한 종착지의 거대한 녹색 수정에 갇혀 있는 인물, 일리단 스톰레이지. 이 영상 한 편으로 사실상 블리자드는 이렇게 이야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번 확장팩의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일리단입니다!" 이것으로 군단을 기다리는 모든 플레이어의 머리에 일리단에 대한 생각이 거대하게 자리를 잡습니다.

두 번째는 신규 클래스 악마 사냥꾼입니다. 이 클래스가 했던 중요한 역할은 악마 사냥꾼이라는 직업 자체가 아니라, 그들의 서사가 모든 방면에서 사라진 일리단을 찾는 일에 집중했다는 것입니다. 불타는 성전에선 알 수 없었던 일리단의 진짜 의도, 그가 잡혀가게 된 배경, 잡혔던 그가 사라진 이유, 그를 되찾는 여정까지. 이들의 존재가 일리단의 중요성을 끝없이 플레이어에게 전달합니다.

사전 시네마틱 트레일러 속 일리단
블리자드가 플레이어에게 "일리단이 주인공이다"라고 선언한 것과 같다.


세 번째는 전설 퀘스트 제라의 심장입니다. 이 퀘스트의 핵심은 일리단이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르는 플레이어를 위해, 그의 과거와 행보에 관해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과거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 퀘스트는 일리단의 과거를 플레이 콘텐츠로 제공합니다. 플레이어는 직접 일리단이 되어서 그가 경험했던 사건과 그가 내린 결정을 직접 체험하며, 이를 통해 일리단이라는 인물을 이해합니다. 군단 확장팩에서 일리단을 처음 알게 된 플레이어조차도 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결말로 이어지는 레이드와 전설 퀘스트입니다. 레이드 밤의 요새 엔딩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일리단. 이어지는 콘텐츠에서 그는 거침없이 그만의 방식을 보여줍니다. 군단의 본거지인 아르거스 행성을 아제로스의 바로 옆에 끌어오는가 하면, 제라가 일리단에게 운명을 받아들이라며 빛을 강제로 주입하려고 하자 "나는 언제나 내 길을 스스로 개척해왔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제라를 파괴합니다. 마지막 레이드 안토러스를 완료하면, 그는 일생을 바친 악마 사냥을 완수하기 위해, 스스로 살게라스의 감시자를 자처하며 아르거스 행성에 남더니, 마지막에는 그의 형인 말퓨리온과 영원한 사랑이었던 티란데에게 변치 않은 마음을 전달하며 퇴장합니다. 그야말로 부활의 순간부터 퇴장까지, 플레이어가 학습하여 생각하고 바랬던 그의 모습을 보여주고 떠난 것이죠.

이처럼 군단은 확장팩 출시 전부터 피날레까지 일리단이라는 인물을 게임 내 콘텐츠를 이용하여 훌륭하게 풀어냈습니다. 격전의 아제로스가 실바나스에 대한 어떤 제대로 된 설명이나 이해도 없이 이야기를 전개했고, 대부분은 콘텐츠가 그녀를 조명하지 않았던 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운명을 강요하는 제라를 파괴하는 일리단
그의 행동이 "이게 일리단이지"라고 평가받는 것은,
플레이어가 그 인물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나. 이야기의 중심 : 군단 격퇴

  군단 확장팩 역시 격전의 아제로스처럼 신규 종족이 등장했으며, 군단과의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이야기가 많았던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그런데도 격전의 아제로스보다 더 잘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사의 중심이 군단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군단 초기에 추가된 지역은 7개인데, 지역의 서사가 전체적으로 군단을 다루고 있었던 부서진 섬, 아르거스, 수라마르, 아즈스나를 제외하면, 각 종족의 고유 서사가 있었던 곳은 높은산, 스톰하임, 발샤라 3곳입니다.
높은산은 다시 찾아온 군단의 침공에 맞서 티탄의 유물을 사용하다가 분란이 벌어진 높은산 타우렌과 드로그바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두 종족은 고대의 전쟁 때도 군단과 싸웠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군단의 위협이 이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스톰하임에서는 오딘의 시험을 거쳐 티탄의 유물을 얻는 서사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군단의 편에 서서 악행을 저지르는 브리쿨이 등장합니다. 즉, 이곳 역시 군단의 침공이 직접적으로 이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발샤라는 군단보다 에메랄드 악몽을 더 조명하지만, 이 지역의 결말이 군단으로 이어지며 서사의 중심이 여전히 군단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처럼 군단 확장팩은 발샤라 외에 모든 지역의 서사가 군단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격전의 아제로스가 잔달라 섬은 가시의 전쟁과는 전혀 관계없는 트롤의 사정, 쿨티라스 역시 가시의 전쟁 영향을 받지 않는 그들의 사정을 다룬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입니다.

군단 확장팩은 시작부터 끝까지 군단의 이야기였습니다.
만약 군단의 마지막 레이드가 에메랄드 악몽이었다면 어땠을까요?
격전의 아제로스 상황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다. 완성된 결론 : 매듭지어진 결말, 향후가 기대되는 에필로그

  군단의 서사는 군단의 침공으로 시작하여 군단의 패배로 끝나는 깔끔한 결말이 제공되었습니다. 또한, 일리단이라는 군단의 오랜 숙적이 등장하도록 하여, "일리단의 오랜 숙명이 마침내 완성되었다"는 감동을 하게 합니다. 마지막에는 플레이어를 성실히 섬겼던 유물 무기를 이용해 살게라스의 칼의 힘을 제거하는 것과 동시에, 유물 무기의 빛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쉬운 감정까지 선사했습니다.

또한, 그러면서 엔딩 시네마틱 영상에서는 살게라스의 거대한 칼이 아제로스에 꽂히고 거기서 터져 나온 아제라이트를 채굴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다음 확장팩이 이것으로 인한 분쟁이 시작일 것이라는 복선을 주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검 근처에서 미지의 광석을 캐는 이 장면은, 플레이어가 다음 확장팩을 기대하기엔 충분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살게라스와 대면하는 일리단
일리단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일리단다웠습니다.

5. 1부를 마치며

  지금까지 격전의 아제로스의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았고, 군단 확장팩을 통해서 어떻게 구성해야 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다음 글에서는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가 지금의 틀에서 개선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를 취했어야 했는지, 그 개선 방안을 한번 제시해보겠습니다.


※ 참고 자료

1. 서적
ㆍ서사학 강의 (H. 포터애벗)
ㆍ밤의 끝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ㆍ폭풍 전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2. 게임
ㆍ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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