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프로젝트 세일러

게임 내러티브의 주인공

1. 시작하기 전에

  게임 내러티브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이어야 합니다. 매우 중요한 말이지만, 많은 게임이 이 사실을 놓치는가 하면, 그렇지 않더라도 이것을 게임플레이에 반영하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게임 내러티브의 주인공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찰해보고, 플레이어를 주인공으로 세울 때의 어려운 점을 정리해본 다음,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하나씩 찾아보고자 합니다.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이 게임 역시 플레이어를 드래곤본이라는 주인공으로 설정하였습니다.


2. 게임 내러티브의 주인공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매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직접 참여의 느낌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위쳐 소설을 읽는 독자는 주인공 게롤트를 완전히 분리된 세계에서 제삼자의 입장으로 바라보지만,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을 자신으로 인지함과 동시에 실제로 자신이 게임 세계 속에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또한, 이 현상은 플레이어가 인격이 있는 캐릭터를 대변하지 않고, 온전한 자신일 때 가장 완벽해집니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가 게롤트가 되는 형태로 게임플레이가 구성된 위쳐와는 다르게, 엘더스크롤5에서는 플레이어가 다른 누군가가 되지 않고, 그 자신이 주인공이 됩니다. 마치 외모만 있는 빈껍데기 몸에 플레이어의 정신이 깃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게임에 존재한다고 믿게 된 다음으로, 플레이어는 자신이 게임 속 서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 어떤 플레이어도 게임 속에서 그저 관객 역할에 머무르기를 원하지 않으며, 자신이 게임플레이를 통해 서사를 이끌어나가기를 원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게임 속 서사는 플레이어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게임 속 주인공의 행보는 플레이어가 걸어가야 할 길이며, 그가 앞으로 만나게 될 적은 플레이어가 물리칠 적이면서, 그가 겪을 좌절은 플레이어가 겪을 것이기도 합니다.

게임 내러티브의 주인공은, 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를 대변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들 자신이라는 것. 이것이 게임 내러티브의 주인공을 다른 매체와 구분 짓는 가장 큰 핵심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14
이 게임은 플레이어를 빛의 용사로 만들고,
그들이 주인공으로써 세계를 구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3.난관

  플레이어가 서사의 주인공이라는 점은 매우 강력한 장점이지만, 동시에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이 단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난관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주인공을 플레이어로 설정한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주인공이 다중인격자가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숫자를 예측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의 플레이어 모두의 개성에 맞춘 서사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로 인해 게임 개발 시 직면하는 난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의 내/외적 감정을 표현에 제약이 생깁니다. 서사의 핵심 재미 중 하나는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하면서 그를 공감하는 재미입니다. 그가 즐거우면 같이 즐거워하고, 슬프면 함께 슬퍼하며, 그가 안타까운 상황에 부닥치면 진심으로 안타까워합니다. 이것은 명백히 주인공과 독자가 분리되어 있으므로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그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형태로 이해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주인공이 플레이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플레이어가 주인공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느끼는 주체가 되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게임이 아니라면 주인공의 십년지기 동료가 사망한 경우, 그들이 사이를 장황히 설명하지 않아도 십년지기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개연성만 맞춰 주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주인공인 게임은 플레이어가 실제로 그 가상의 동료를 나의 십년지기 동료라고 생각하게 해야 합니다. 현실에서도 그런 관계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은데, 게임에서 단기간에 그런 관계를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큰 노력을 기울여 만들더라도 수많은 개성의 플레이어가 같은 감정을 느낄지는 미지수이기까지 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친분을 쌓는 과정도 없이 플레이어에게 "너무 슬퍼하지 마, 네 마음 잘 알아"라는 대사를 다른 동료가 한다거나, 갑자기 인격이 없고, 그 자체를 나로 인지하고 있었던 내 캐릭터가 "울 것만 같아"라고 말하기라도 한다면, "난 슬프지도 않은데, 대체 무슨 말이지?"라는 인지 괴리가 발생하여, 게임의 몰입이 단숨에 깨질 것입니다.

위쳐 3의 게롤트와 그의 연인 예니퍼
이 게임에서, 게임의 시작과 동시에 그녀를 찾는 것이 이상하지 않고 납득되는 것은,
그녀와 각별한 것이 게롤트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플레이어 자신이 주인공일 때,
"당신은 예니퍼의 연인인데, 그녀가 사라진 것이 너무 슬퍼 그녀를 찾으려 한다."
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과연 몰입을 할 수 있을까요?

두 번째, 주인공이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입니다. 서사에는 사건의 흐름을 결정짓는 수많은 결정이 있으며, 대개 그것은 주인공에 의해 방향이 좌우됩니다. 플레이어가 인격이 있는 캐릭터를 대변할 때는 플레이어에게 결정권을 주면 좋겠지만, 반드시 줄 필요는 없습니다. 캐릭터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가 원래 그렇게 결정하는 성격이라고 하면 납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플레이어 그 자체라면 문제가 생깁니다. 플레이어가 인지하기에 분명 결정 주체는 나인데, 앞에 있는 인물 혹은 내가 아닌 다른 인격이 내 캐릭터의 결정을 멋대로 정한다는 것이, 인지 괴리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주인공에게 실패의 경험을 주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서사에는 주인공의 성장을 유도하거나, 이야기의 긴장감을 만들기 위한 주인공의 고난이나 실패 사건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그런 시련을 겪고 좌절하는 모습과 그것을 극복하여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게임 속의 플레이어라면, 주인공에게 서사적으로 실패 경험을 주기는 매우 어려워집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성장의 경험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이지, 실패 경험을 하고 싶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실패 경험을 준다는 것은 자칫 게임을 이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성공의 경험만을 줬다가는 서사의 주인공이 절대 실패하지 않는 절대자가 되어, 사건이 거듭될수록 적이 끝없이 강해져야 하는, 파워 인플레이션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디아블로3의 엔딩 장면
디아블로3는 세 번째 문제를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주인공 플레이어는, 어떤 고난이 없이 대악마 둘을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다섯 악마가 합쳐진 대악마를 물리치고, 그 힘을 흡수한 대천사까지 물리칩니다.
그런데도 그에게 남은 적수가 있을까요?


4. 난관 헤쳐나가기

  난관을 마주친 많은 게임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이것을 대략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시도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가. 선택지와 분기

  첫 번째이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대작 RPG에서 볼 수 있는, 플레이어가 직접 감정 표현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선택지를 통해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으로 인한 성공 또는 실패를 경험하고, 그로 인한 감정까지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면, 위쳐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게롤트의 딸, 시리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라 안드로이드 마커스가 평화주의자가 될 수도, 폭력집단의 리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게임을 게임답게 만드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개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비해 일회성으로 끝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분기를 해보려 완료한 게임을 다시 시작하려는 플레이어는 소수입니다(이 사실은 플레이스테이션4의 트로피 달성율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하는 대작 게임이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플레이어는 무수한 선택지로 게임을 이끌어 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선 개발자가 무수히 많은 분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나. 주변 인물을 통한 간접 표현

  두 번째 방법은 엘더스크롤, 데스티니 등, 가장 많은 게임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의사 결정이나 감정 표현을 하지는 않지만, 주변 인물의 행동으로 간접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플레이어에게는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으며, 그저 게임에서 정해준 스토리(또는 운명)를 따라야 합니다. 대신, 플레이어에 대한 주변 인물의 인식이 변합니다. 만약, 기획자가 콘텐츠를 인지 괴리 없이,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인물과의 관계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구성할 능력이 있다면, 이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발 비용도 저렴하며, 서사를 이끄는 주체는 여전히 플레이어이기 때문입니다.
데스티니의 경우, 플레이어가 임무를 묵묵히 해결해 나가면, 그에 따라 주변 동료의 신뢰를 얻고, 나중에는 세상을 구한 구원자로 인정받습니다. 엘더스크롤 역시, 드래곤본이라는 운명을 실현함에 따라, 주변 인물에게 인정받습니다.

중요한 것은 간접 표현입니다. 주변 인물이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이나 감정을 취했다는 형태의 표현을 해선 절대로 안 됩니다. 플레이어에게는 의사 결정 권한이 없었으므로, 그들의 감정을 섣불리 예측해서 감정을 언급한다면, 슬프지도 않은데 "슬프구나"라고 말하는 인지 괴리가 발생하여 몰입을 크게 깰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방법은 다른 방법에 비해서 감정 이입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정은 인물 간의 상호작용에서 촉발되는 것이지만, 모든 관계나 감정이 상호작용 없이 인물에서 플레이어에게로 일방적으로 전달되므로,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는 이 인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 인물을 자꾸 나를 신뢰하고 마음에 들어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방법을 사용할 때 주의 깊게 구성해야 하는 것이 바로 플레이어의 사명, 운명입니다. 선택지가 없다는 것은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 상황을 플레이어가 납득하게 하려면, "너만이 이것을 할 수 있다"는 형태의 운명론적인 이야기를 구성하여, 그들이 "그, 그래? 나밖에 없다면 어쩔 수 없군"이라고 납득하도록 해야 합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
플레이어는 선택지나 감정 표현 없이 그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뿐이지만,
그들에 대한 주변의 인식이 변화하여 몰입을 유도합니다.

다. 강력한 조력자

  세 번째 방법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대부분의 MMORPG에서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서사의 구성이나 재미에서 플레이어의 역할을 배제하고, 게임 속 인물 위주로 전개합니다. 인물 간의 상호작용뿐만이 아니라 사건의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의사결정까지도 모두 서사 속 주요 인물이 결정하며, 플레이어에게는 그들에게 힘이 필요할 때 돕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맡겨서,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이 방법은 주로 대규모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는 MMO 게임에서 많이 보이는데, 그 이유는 다수의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이 주요 재미인 장르 특성상, 서사에서 플레이어 하나를 조명하는 것보다는, 같은 운명을 지닌 여러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개연성이 장르의 방향과 더 잘 맞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은 플레이어가 서사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긴 하나, 반대로, 그로 인해 인물 간의 관계 및 감정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어서 마치 영화나 소설을 보는 것처럼 감정 이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격전의 아제로스 확장팩에서 주로 갈등을 빚는 것은, 실바나스와 바인, 사울팽, 안두인이며 그 갈등 관계 속에 플레이어는 없습니다. 그들은 인물들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기만 할 뿐이며, 그 대상이 플레이어가 아닌 강력한 힘을 지닌 다른 누군가라고 해도 서사가 전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인물들 사이의 관계 변화가 뚜렷하게 보이며, 서사에서 끊임없이 "다른 모험가와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언급하며, 플레이어가 다른 이들을 찾도록 유도한다는 것은 명백한 장점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격전의 아제로스
이 서사에서 플레이어는 아주 강력한 전투원 중 하나 정도의 역할을 가집니다.
플레이어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하는 대신,
주인공을 바로 옆에서 돕고, 그들에게 감정 이입하는 것에서 재미를 얻습니다.


라. 기존 매체 같은 경험으로 구성

  마지막 방법은 JRPG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주인공을 플레이어가 아닌 서사 세계 속 인물로 설정하고, 플레이어는 서사 외 게임플레이에만 관여하는 방식입니다. 상호작용 및 가상 체험이 강점이라는 게임 매체의 장점을 포기하고, 플레이어가 아닌 서사 속 주인공이 인물 간의 상호작용 및 의사 결정합니다. 게임 내러티브 경험은 소설이나 영화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서사에 어떤 개입 없이 받아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이 방법을 설명할 때 게임 매체의 장점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만, 이것을 선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분명한 장점도 있으므로, 이 방법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플레이어의 역할이 서사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주인공이 자신만의 개성을 갖게 되어, 인물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물을 강조해야 하는 게임에서는 오히려 이 방법이 더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게임의 목적이 꼭 게임 내러티브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게임 내러티브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피곤한 타겟층이 가볍게 서사를 소비할 수도 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7
플레이어는 주인공 클라우드의 서사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덕분에 클라우드라는 인물이 더 잘 표현될 수 있었습니다.


5. 마치며

  일반적으로 말하는 게임성(게임다움, 놀 수 있는 거리)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감정도 표현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서사가 달라지는 첫 번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간의 개발과 다양한 게임을 해본,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며 깨달은 것은, 정답은 없으니 개발하려는 게임에 가장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방향인 것 같습니다. 게임의 방향성, 타겟층, 장르, 플레이 피로도, 서사 상황에 따라서 각 방법을 적절하게 선택하여 적용하는 것이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플레이어의 단합이 아니라 플레이어 개인의 영웅적 면모를 집중했다면, 종족 연합이라는 가치관과 MMORPG로서의 감성은 퇴색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비록 유의미한 서사적 분기는 없었지만, 격전의 아제로스 확장팩에서 플레이어에게 실바나스 윈드러너를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면, 그녀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음에도 무조건 충성하여 따라야 하는 상황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끊임없는 할 거리를 주는 것이 중요한 온라인 게임, 그리고 서사보다는 전투의 재미가 게임성의 핵심인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서사의 선택지와 분기를 위해서 업데이트를 지연했다면, 그게 좋은 의도였다고 할지라도 플레이어는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파이널 판타지 7이 클라우드라는 인물에 대한 서사에 집중하지 않고,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선택지에 따른 분기 처리에 집중했다면, 클라우드라는 인물이 가진 서사에 대한 집중이 분산되어, 그에 대한 재미보다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재미에 게임의 이목이 더 집중되었을 지 모를 일입니다.

따라서, 콘텐츠 기획자는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방향에 잘 맞는 게임 내러티브 주인공 구성 방식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여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 참고한 게임
1. 선택지와 분기 처리에 집중한 게임
ㆍ위쳐 3 : 와일드 헌트 (CD 프로젝트 레드)
ㆍ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퀀틱 드림)
ㆍ쓰론 브레이커 (CD 프로젝트 레드)

2. 간접 표현에 집중한 게임
ㆍ엘더스크롤 5 : 스카이림 (베데스다 스튜디오)
ㆍ데스티니 가디언즈 (번지 소프트웨어)
ㆍ파이널 판타지 14 (스퀘어 에닉스)
ㆍ디아블로3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3. 플레이어를 조력자로 구성한 게임
ㆍ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격전의 아제로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4. 기존 매체 같은 경험을 구성한 게임
ㆍ파이널 판타지 7 : 리메이크 (스퀘어 에닉스)
ㆍ라이자의 아틀리에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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